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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배터리 기업이 자동차 시장의 진짜 승자가 되는 이유

배터리기업이 더 중요해지는 흐름

🔋 현대·테슬라보다 CATL·LG에너지솔루션이 더 중요해지는 흐름

몇 달 전, 전기차 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한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유명 완성차 브랜드들의 화려한 신차 라인업이나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발표 시간의 절반 이상을 채운 것은 의외로 멋진 차체 디자인이나 브랜드 가치가 아닌, 차가운 금속 덩어리인 ‘배터리’ 이야기였습니다. 한 발표자가 스크린을 가리키며 던진 이 한마디가 유독 제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았습니다.

“이제 전기차 시장의 승패는 어떤 차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누가 배터리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기차를 주인공으로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시장의 무게중심은 이미 완성차 제조사에서 배터리 기업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날 처음으로 아주 또렷하게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일상도 비슷해졌습니다. 예전엔 자동차의 ‘엔진 성능’이 자부심이었다면, 이제는 내 차에 들어간 배터리가 어느 나라 제품인지, 얼마나 효율이 좋은지가 더 중요한 대화 주제가 되었습니다. 자동차라는 거대한 기계 장치의 심장이 기계식 엔진에서 화학적 에너지인 배터리로 완전히 교체되면서, 산업의 문법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죠.

결국 배터리는 단순한 부품을 넘어 전기차의 가격, 주행 거리, 그리고 안전성까지 결정짓는 ‘절대 반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미나장을 나오며 느꼈던 그 묘한 긴장감은, 어쩌면 우리가 알던 자동차의 정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변화의 신호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전기차 시대, 승자의 기준은 왜 달라졌을까?

과거 내연기관 시대에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 독보적인 엔진 기술, 그리고 거대한 생산 규모가 곧 경쟁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세상으로 넘어오면서, 그 견고했던 기준들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 차의 ‘심장’이 바뀌었습니다

전기차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중요한 부품은 이제 엔진이 아닙니다. 바로 배터리입니다. 차량 원가의 약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는 단순히 전기를 담는 통을 넘어, 차의 수익 구조와 기술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중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의 권력 구도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 협상력의 역전: 과거에는 완성차 기업이 부품사를 리드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고성능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기업이 훨씬 더 강력한 협상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 수익 구조의 변화: 배터리 가격을 얼마나 낮추고 효율을 높이느냐가 기업의 마진을 결정짓는 1순위 지표가 되었습니다.
  • 기술의 정의: 이제 자동차 기술력은 ‘기계 공학’의 영역을 넘어 ‘화학’과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전기차 경쟁은 “누가 더 멋진 차를 만드느냐”를 넘어 “누가 더 효율적인 배터리 생태계를 장악하느냐”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던 거대 자동차 공룡들이 배터리 내재화에 사활을 걸거나 배터리 기업과 ‘전략적 동맹’을 맺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심장이 바뀐 차, 그 심장을 누가 쥐고 있느냐가 미래 자동차 시장의 왕좌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 배터리 기업이 산업의 중심에 서는 구조적 이유

단순히 비싸기 때문에 배터리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배터리가 자동차 산업의 중심에 서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아주 강력한 구조적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 배터리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플랫폼’입니다

이제 전기차의 상품성은 브랜드 로고가 아니라 배터리 성능에서 나옵니다. 배터리는 차가 얼마나 멀리 가는지(주행거리), 얼마나 빨리 충전되는지(충전 속도), 사고 시 얼마나 안전한지(안전성), 그리고 중고차 가격은 얼마나 유지되는지(수명)를 모두 결정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성차 기업들은 배터리 기업에 기술적으로 종속되는 구조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배터리 성능이 곧 차의 스펙이 되는 시대, 제조사 입장에서는 ‘최고의 배터리’를 확보하는 것이 신차 개발의 가장 높은 문턱이 된 셈입니다.

🧱 진입 장벽이 극도로 높은 산업

그렇다면 “그냥 우리가 직접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산업은 아무나 쉽게 발을 들일 수 없는 ‘철옹성’ 같은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습니다.

  • 대규모 설비 투자: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수조 원이 들어가는 ‘머니 게임’입니다.
  • 고도의 화학·소재 기술: 단순한 조립이 아니라 분자 단위의 화학 공정이라,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 수년 단위의 품질 검증: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화재 안전성 등을 입증하기 위해 혹독하고 긴 검증 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 글로벌 공급망 확보: 리튬, 니켈 같은 핵심 광물을 전 세계에서 안정적으로 끌어올 수 있는 외교적·경제적 네트워크가 필수입니다.

결국 이 까다로운 조건들을 모두 통과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배터리 기업들이 단순히 부품 공급자가 아니라, 완성차 기업과 ‘대등한 파트너’ 혹은 그 이상의 ‘시장의 설계자’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CATL, LG에너지솔루션 같은 기업들이 빠르게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 완성차 기업은 왜 배터리 기업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까?

단순히 배터리가 비싸서만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완성차 제조사들이 넘기 힘든 ‘기술적, 경제적 높은 벽’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 수직계열화의 한계

혁신의 아이콘인 테슬라조차 배터리 내재화(직접 생산)를 선언하며 야심 차게 도전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핵심 소재의 광산 확보부터 미세한 화학 공정 기술까지, 배터리의 모든 영역을 독자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외부 의존도가 여전히 높습니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 역시 독자 생산보다는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과 손을 잡는 ‘합작사(Joint Venture) 전략’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를 만드는 ‘기계 공학적 DNA’와 배터리를 만드는 ‘화학 공학적 DNA’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입니다. 결국 배터리라는 미지의 영역을 통째로 집어삼키기엔 완성차 기업들의 리스크가 너무나도 컸던 것이죠.

💰 이익은 어디에 남을까? 알짜배기는 배터리입니

더 뼈아픈 현실은 바로 ‘수익의 질’에 있습니다.

완성차 기업들 사이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량 판매 마진은 갈수록 깎여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터리는 다릅니다. 한 번 계약을 맺으면 수년 동안 수조 원어치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 구조이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이고 강력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경기가 어려워져 차가 조금 덜 팔리더라도, 이미 계약된 물량과 기술적 독점력을 가진 배터리 기업은 불황의 파도를 훨씬 유연하게 넘길 수 있습니다.

“차를 파는 사람은 고생하고, 그 차에 들어가는 심장을 만드는 사람은 웃는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구조적 차이 때문입니다.

결국 지금의 자동차 산업은 ‘껍데기를 만드는 제조사’가 ‘심장을 만드는 부품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독특한 권력 역전의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완성차 기업들이 배터리 기업의 문턱이 닳도록 협력을 제안하는 모습은, 이제 배터리가 단순한 부품을 넘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주권’이 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권력 이동

🏭 ‘차를 만드는 회사’에서 ‘에너지를 지배하는 회사’로

전기차 산업은 이제 모빌리티를 넘어 에너지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배터리 기술을 손에 쥐고 주도권을 지배하는 기업은 단순히 자동차 시장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차에서 수명을 다한 배터리를 다시 활용하는 리사이클링 시장부터, 남는 전력을 저장해두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 그리고 미래의 전력 그리드 사업까지 그 영역을 무한히 넓힐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산업의 근간이 바뀌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이동입니다.

차를 만드는 기술은 점차 평준화되겠지만, 그 안에 담길 에너지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능력은 범접할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결국 미래 자동차 시장의 왕좌는 철판을 잘 접는 회사가 아니라, 에너지를 가장 영리하게 다루는 기업의 차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배터리 기업 중심 구조 FAQ

Q1. 배터리 기업이 완성차 기업을 완전히 대체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산업의 주도권과 협상력은 배터리 기업 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Q2. 완성차 기업이 배터리 기술을 따라잡을 수는 없나요?

일부 영역은 가능하지만, 소재·공정·대량 생산까지 포함하면 격차를 단기간에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Q3. 투자 관점에서 더 중요한 쪽은 어디인가요?

중장기적으로는 배터리 기업이 더 안정적인 산업적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큽니다.

Q4. 이 흐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전후까지는 배터리 기업 중심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결론: 전기차 시대의 진짜 주인공을 다시 보게 됩니다

처음 전기차에 관심을 가졌을 때, 저 역시 자연스럽게 화려한 브랜드 로고와 매끄러운 디자인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어느 브랜드가 더 세련됐을까? 어떤 인테리어가 더 멋질까?” 같은 고민이 전부였죠. 하지만 시장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제 시선은 화려한 겉모습을 뚫고 그 바닥에 깔린 ‘배터리’라는 묵직한 존재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전기차를 둘러싼 수많은 고민들—”한 번 충전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왜 이렇게 비쌀까?”, “혹시 불이 나면 어쩌지?”, “나중에 팔 때 가격은 얼마나 떨어질까?”—이 모든 질문의 끝에는 항상 자동차 브랜드가 아닌 배터리 기업의 기술력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자동차라는 제품의 영혼이 엔진에서 배터리로 바뀌면서, 우리가 믿어왔던 브랜드의 가치조차 배터리의 성능 위에서만 비로소 힘을 발휘하게 된 셈입니다.

결국 전기차 시대의 최후 승자는 우리가 익히 아는 가장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전기차의 심장과 혈관을 장악하며 산업의 중심을 확실하게 틀어쥐고 있는 배터리 기업들이 이 거대한 전쟁의 진짜 승자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도로 위를 달리는 매끈한 차체들이지만, 그 이면에서 거대한 에너지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공급망의 꼭대기에 서 있는 ‘에너지의 지배자’들이 누구인지 살펴보는 것이야말로 미래 시장을 읽는 가장 정확한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에너지 플랫폼’을 구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전기차 시장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지 다시 보이게 될 것입니다.


📌 다음 글 소개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산업의 중심은 조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엔진과 배기계 중심의 구조가 무너지는 동시에, 부품산업과 정비업 역시 근본적인 전환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다음 글 [25]전기차 시대, 자동차 부품산업과 정비업의 미래 에서는
사라지는 부품과 새로 떠오르는 영역, 기존 정비업이 맞이할 현실적인 변화, 그리고 이 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전기차 이후에도 살아남는 산업의 조건을 짚어보고 싶다면, 이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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