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스님 흑백요리사2 등장|국내 1호 사찰음식 명장이 전하는 ‘맛의 철학’
국내 1호 사찰음식 명장이 던지는 질문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넷플릭스 글로벌 히트 예능 ‘흑백요리사’가 시즌2로 돌아오며 가장 강렬한 화제를 낳은 인물은 단연 선재 스님이다.
불꽃 튀는 요리 전쟁 한복판에서
스님의 고요함, 절제, 그리고 깊이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까?
그 답을 알기 위해선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 철학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1. “음식은 수행이다” — 선재 스님 요리 철학의 뿌리
불교 경전 열반경(涅槃經)에는 부처가 사람들에게 늘 이렇게 물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이는 단순한 식습관 질문이 아니다.
‘식자제(食自制)가 곧 법자제(法自制)’
음식을 다스리는 것이 곧 마음과 삶을 다스리는 길이라는 의미다.
선재 스님은 이 불교적 세계관을 요리에 그대로 담아낸다.
✔ 사찰음식 = 마음을 맑게 하는 음식
- 농약 없는 제철 재료
- 오래 발효된 장(醬)
- 조미료 없음
- 무오신채(五辛) 사용 금지
- 재료 본연의 색·맛·생명성 존중
이 모든 요소는
몸이 아니라 ‘마음’을 위한 요리다.

@월간중앙
2. “음식에는 생명이 깃들어 있다” — 식재료에 대한 경외
인터뷰에서 선재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식사는 생명과 생명 사이의 만남입니다.”
사찰음식의 ‘절제’는
단순히 건강을 위한 조절이 아니다.
이는 생명에 대한 예의다.
그래서 스님은 한 조각의 배추, 한 토막의 연근도 그 안에 깃든 햇빛·물·바람·농부의 노동을
음식 속에서 느끼라고 말한다.
✔ 사찰음식은 ‘제로 웨이스트’의 원형
부위의 낭비가 없다.
껍질까지 모두 하나의 생명으로 취급한다.
이 철학은 2024년 현재 현대 요리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인 친환경·로컬·발효·지속가능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3. 사찰음식은 ‘자극이 없는 음식’이 아니다 — 오히려 기술의 극치
사찰음식은 짜지도, 맵지도,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먹는 순간 깊고 오래가는 맛이 입 안에 남는다.
비결은 ‘발효’와 ‘생명력’이다.
✔ 선재 스님의 기술
- 밀가루 대신 갈아낸 연근으로 만든 전
- 표고버섯을 집간장으로 기름기 없이 졸여낸 감칠맛
- 배추에 오래된 된장을 최소량만 더해 풍미를 살린 찜
- 자연의 농축된 맛을 그대로 담아낸 조리
사찰음식은 조미료가 없는 요리가 아니라
감칠맛을 ‘만드는’ 요리다.
이건 누가 따라 한다고 되는 기술이 아니다.
재료의 성질·계절·습도·발효 변화를 읽는 ‘경험의 과학’이다.
4. 선재 스님의 전환점 — 죽음 직전에서 사찰음식으로 돌아오다
1994년, 선재 스님은
사찰음식에 관한 첫 논문을 사회에 내놓았다.
그리고 그 직후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는다.
의사가 말한 생존 가능 기간은 1년.
하지만 스님은 생을 단념하지 않았다.
대신 “모든 것을 놓고 자연으로 돌아갔다”고 회상한다.
- 김치와 전통 장만 먹고
- 해가 뜨면 먹고
- 해가 지면 먹지 않고
- 수행하듯 몸과 마음을 되돌렸다
1년 후, 그는 건강을 회복했다.
이 경험 이후 남은 생을 사찰음식을 알리는 데 쓰기로 결심했다.
그 결심이 지금의 선재 스님을 만든 것이다.

@헬스조선
5. 사찰음식을 세계로 — 미쉐린보다 먼저 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장(醬)
선재 스님은 프랑스 르 코르동 블루를 비롯해
미국, 독일 등 각국에서 사찰음식을 강의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외국 셰프들이 가장 감탄한 건 한국인의 장(醬) 문화였다.
- 깊이
- 향
- 감칠맛
- 발효의 기술
사찰음식의 핵심이자,
한국 음식이 가진 세계적 경쟁력이다.
6. 스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상 — ‘아이들’
많은 사람들이 스님을 세계로 초대하지만
스님이 가장 애정하는 것은
한국의 어린이들이다.
✔ 이유는 단순하다
아이들 입맛이 바뀌면
대한민국의 식탁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님은
전국 초등학교를 돌며 미각 교육을 하고,
직접 대본을 써서 식습관 교육 뮤지컬을 제작했다.
“연근·우엉·된장을 아이들이 싫어한다”는 건
어른들의 편견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은 단지 그 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 배우지 못했을 뿐이다.

@넷플릭스
7. 그래서, 흑백요리사2에서 선재 스님이 중요한 이유
강렬한 불맛, 육즙, 기술력의 대결 속에서
선재 스님은 완전히 다른 ‘맛의 정의’를 들고 등장한다.
맛은 힘인가?
맛은 깊이인가?
맛은 자극인가?
맛은 관계인가?
맛은 수행인가?
넷플릭스는 시즌2를 통해
이 질문을 전 세계 시청자에게 던지려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재 스님이 있다.
사찰음식은 예능에서 ‘이색 소재’가 아니라
한국 요리의 철학적 깊이를 세계에 보여줄 무기다.
